그래프코어 강민우 한국지사장
기후 위기가 뜨거운 화두다. 기후변화로 인해 산불, 해일, 폭풍, 폭염, 허리케인을 포함한 이례적인 기상이변이 전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비극적인 산불이 미 캘리포니아 지역사회를 휩쓸었으며, 북서태평양 지역에서는 기록적인 폭염이 발생해 수백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심각한 기후 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국가 간 논의가 활발히 진행중이다. 최근 G20 회원국은 이탈리아 로마에서 정상회의를 갖고,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 폭을 섭씨 1.5도 이내로 억제한다는데 뜻을 모았다.
또한, 11월 영국에서 개최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세계 각국이 석탄 사용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는데 합의했다.
기후가 인간의 생명과 직결되는 중대 사안으로 떠오르면서 기상예보에 대한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기상예보는 관측자료를 수집해 수치를 모델링 하는 과정을 거친다.
기상청은 강수량, 기압, 습도, 풍향 등 지구의 기상을 관측한 대량의 데이터를 수집해 단시간에 정확하게 분석하는데, 이처럼 방대한 계산량을 처리하기 위해 ‘슈퍼컴퓨터’가 사용된다.
현재, 각 선진국의 기상청은 수집된 관측 데이터를 연산하여 기상 예측값을 계산하는 수치예보모델을 활용해 대기상태로부터 날씨를 예측하고 있다.
수치예보모델은 과학적 접근을 통해 현재의 기후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래의 기상을 예측함으로써, 각 당국이 기상이변으로부터 시민의 안전과 재산을 지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기후변화 예측을 위한 대규모 시뮬레이션을 실행하는 데에는 인공지능(AI)과 고성능컴퓨팅(HPC) 기술이 활용된다. HPC와 AI 및 머신러닝(ML) 기술을 사용하면 기상 데이터를 유연하게 살펴보고 과거 이벤트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분석하여 미래를 보다 정확하게 모델링 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러한 접근방식은 연구원들이 기상 시스템의 엄청난 복잡성을 해결하고, 날씨에 영향을 미치는 수많은 요소들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머신러닝 모델은 예보관이 일부 정보를 검색하기 어렵거나 불가능할 때 유사한 데이터 또는 합성 데이터를 생성하여 예측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
실제로, 한국 기상청은 2027년까지 개발을 목표로 AI 기상예보 프로그램 ‘알파웨더’를 연구중으로, 지난해부터 한국형수치예보모델(KIM)을 도입하고 AI를 적용하여 수치모델 연산 속도를 높이고 있다.
유럽은 기상예측에 AI를 사용하는데 한 발 앞선 모습이다.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는 수치예보에 AI를 활용하기 위한 일련의 딥러닝 모델을 개발했는데, 특히 그래프코어의 IPU(Intelligence Processing Unit)를 통해 기상예측 모델의 연산 효율을 개선함으로써 정확도를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유럽중기예보센터는 기상예측 모델 중 하나인 MLP(Multiple Layer Perceptron)를 IPU에서 훈련한 후 매우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IPU 상에서 머신러닝 기반 에뮬레이터의 속도는 GPU 보다 5배가 빨랐으며, CPU와 비교해서는 무려 50배가 높았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러한 성능 개선은 MLP 모델 자체 혹은 매개변수에 대한 최적화나 변경 작업 없이 달성했으며, 코드에 대한 수정 역시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더불어, 단 몇 번의 에포크 후에 훈련 및 검증 데이터 세트 모두에서 손실과 RMSE(Root Mean Square Error)에 대해 낮은 값을 나타내 모델 예측의 높은 정확도를 보여주었다.
역사적으로 불모지와도 같았던 기상예보 분야에서 HPC와 AI를 활용해 과학적 접근을 취하고 혁신을 도모하는 것은 오늘날 컴퓨터 연산 분야의 가장 의미 있는 발전이라 할 수 있다.
IPU와 같은 AI 반도체는 기상예보 외에도 그 적용범위가 점차 확대되어 단백질 접힘부터 전산유체역학(CFD), 우주학, 고에너지물리학에 이르는 여러 과학연구를 가속화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기후변화는 오늘날 온 지구가 직면한 가장 어려운 문제다. 적절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다면 그 결과는 우리와 우리 아이들의 미래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기상예측 분야에 변화를 가져오고 혁신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부는 물론 학계, 업계, 비영리 단체, 그리고 사회 전반에 걸친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 HPC와 AI는 기후변화를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과학적 통찰력을 얻는 열쇠가 될 것이다.
출처 : 인공지능신문(http://www.aitimes.kr)